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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글을 다시 작성하는 것 같다. 오늘은 최근 근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근황

 

 원래 본인은 서울 모 대학의 정보보호학과를 전공했다. 공학인증도 수료하고, 올해 2월에 졸업하여 현재는 취업준비생이다. 정보보호학과를 진학한 것도, 드라마 '유령'을 보면서 나도 위험 상황에 멋지게 대응할 수 있는 정보보호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학교 당시에 즐겨하던 피파온라인3나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게임들에 해킹을 당하며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안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정보보호전문가를 진로로 잡게 되었다.

 그러다 게임 개발을 경험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친구의 제안으로 게임 보안에도 관심이 있던 본인은 게임 개발을 경험해보게 되었고, 생각보다 본인의 적성과 맞는 것 같아 게임 개발로의 취업 준비를 했었다. 직업 훈련도 해보고, 포트폴리오, 이력서도 작성하며 게임 업계에 취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전공이 직결되진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취업 시장은 냉정했다. 최근 게임 시장은 너무나도 큰 레드 오션이기도 하고, 게임 업계의 폭풍으로 경력직 분들이 사회에 대거 방출되게 되었다고 한다. 해당 경력직 분들이 신입 인원들의 빈자리를 채우게 되었고, SNS에서 홍보, 양성 붐이 일어났던 게임 개발은 결국 본인의 마음 속에서 접히게 된 것 같다.

 이후 본인은 올해 게임 관련 활동을 접은 뒤, 졸업과 함께 다시 전공을 살려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학력이 보안 전공이고, 보안 용어들은 대학에서 학습한 만큼 웬만한 것들은 쉽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케이쉴드주니어 14기 선발 공고를 보게 되었고, 실무 경험과 보안 관련 프로젝트 경험,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해 이를 지원하게 되었다.

 

 

케이쉴드 주니어 14기?

 

 케이쉴드주니어는 사이버보안 분야 입문 및 진출을 희망하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정보보호 직무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보안 쪽에서 유명한 활동은 Best of Best (BoB), 화이트햇 스쿨, 케이쉴드 주니어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본인의 학과 동기들에게 항상 들었던 것은 BoB는 실력이 매우 뛰어나고 연구 쪽이나 대학원 쪽을 희망하면 너무나도 좋은 활동, 케이쉴드 주니어는 취업과 관련하여 특화 되었고, 많은 기업과의 협약으로 짧은 기간동안 실무 능력을 쌓아 바로 기업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잡혀 있는 활동이라고 들어왔다.

 물론 BoB 활동도 수행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최고이겠지만, 본인의 대학 시절 보아왔던 BoB 활동을 하던 동기들에 비해 본인은 대학 시절 활동도 동아리도 하지 않고 학생회만 하며 상대적으로 적었고, 보안 관련하여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지식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BoB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케이쉴드 주니어도 물론 지원자들이 경력직도 많고 전공자도 많지만, 본인도 전공자 출신인데다 무엇보다 게임 개발을 접게 된 시기와 케이쉴드 주니어 지원 시기가 일치하여 전공자 대상인 침해사고 분석 및 대응 과정에 지원하게 되었다.

 

 

지원 과정

 

 일단 이번 케이쉴드 주니어 14기는 2025년 3월 8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았다. 서류 접수는 구글 폼으로 받았고, 간단히 자기 소개와 자격증, 수상 경력 및 포부 정도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서류 접수 당시 느꼈던 감정으로는, 서류 접수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고 대부분 면접에서 가른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서류 평가에 합격하게 되었다.

 이후 3월 10일에 서류 합격을 통보받게 되었고, 2차 평가는 지필 및 면접 평가였다. 검색을 해보니 지필 평가는 최종 선발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었고, 역시나 대부분 면접에서 선발자를 가르는 듯 했다.

 본인은 이 당시에 SNS에서 접하게 된 이스트소프트의 이스트캠프 가디언즈 3기를 합격하여 일단 가디언즈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었다. 본인은 자존감이 현재는 매우 낮아진 상태이고, 온라인 강의보다는 오프라인 강의에서 많은 집중을 할 수 있어 이스트소프트와 이스트캠프에게는 죄송하지만 케이쉴드주니어에 불합격했을 때 차선책으로 가디언즈를 지원했었던 것 같다.

 지필 및 면접평가는 4일 뒤 3월 14일에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진행되었다. 본인은 현재 본가가 충청남도 천안이기 때문에 아침 7시쯤 KTX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08시 30분쯤 구로디지털단지역에 도착했다.

 지필평가는 솔직히 말해서 쉬웠던 편이었다. 검색해보니 정보보안기사 필기 정도의 난이도라는데, 그정도도 아니고 4지선다 객관식에 약어, 기본 상식 등이 문제에 출제되었던 것 같은데, 물론 비전공자 분들께서는 아예 모르는 문제가 몇 문제 있었다고 대화하시는 것도 들었던 것 같다.

 이후 면접 평가를 진행했는데, 타 블로그에 명시되어 있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도 몇 가지 물어본다', '지필평가보다 더한 어려운 질문이 들어왔다' 등의 후기가 많아 낯가림이 없고 면접에서 후회한 적은 없는 본인도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되었다.

 면접관은 총 세 분이셨고, 강사진 두 분, 사업 관련 직원 분 한 분께서 면접을 진행하셨다. 면접 방식은 다대다 방식으로, 본인 포함 총 4인의 응시자가 함께 면접을 보게 되었다. 보통 한 질문에 대해서 응시자들이 차례대로 대답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내 면접 때는 한명한테 총 세 분이 질문하고 다음 응시자로 넘어가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본인은 응시자 중 마지막 순서였고, 앞 분들이 너무 경력직이시고 다른 분야에서도 큰 경력을 가진 분들도 많으셨기 때문에 멘탈이 너무 붕괴된 상태였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와 경력 관련 질문만 하셨기 때문에 본인이 이 과정에서 무슨 역할이었고 어떤 것을 배웠는지를 잘 어필하면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본인의 차례가 되었을 때 무너지게 되었다.

 1Q. 먼저 본인의 꿈이 백신 개발 및 정보보호 전문가라고 작성해 주셨는데, 대학에서 말고 따로 악성코드를 수집하거나 분석, 해결책을 제시한 적이 있었나요?

 1A. 대학 강의에서 ~~~와 같은 악성코드를 분석해 나름 해결책을 ~~~로 제시해보긴 했지만, 따로 악성코드를 개인이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악성코드에 따라 다르겠지만 법적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을 수행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1Q. 알겠습니다.

 

2Q. 수상 실적이 되게 많으신데, 현재 침해사고분석대응 과정과 연관된 수상 실적이 있으신가요?

2Q. (본인은 캡스톤 프로젝트 수상밖에 없었는데...) 침해사고분석대응 과정과 연관된 수상은 없지만, 명시된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수상이 침투테스팅 툴을 구현한 프로젝트입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프로그램을 침투하는 악성코드들의 구조화, 침투 과정 분석, 현존하는 침투테스팅 툴의 취약점 등을 학우들과 함께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그 부분에서 침해사고 분석과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2Q. 아,,,알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2Q 면접관 분의 표정이 좋지 않으셨고, 멘탈이 나가게 되었다.)

 

3Q. 방금 그 프로젝트에서 본인이 담당했던 역할은 무엇인가요?

3Q. 저는 가장 중요했던 역할은 가독성 좋은 GUI를 개발하는 역할이었습니다. 한 번에 침투테스팅 툴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알기 쉬운 GUI를 개발하여, 모두가 사용하기 좋은 침투테스팅 툴 구현이라는 프로젝트 주제에 맞게 어떻게 GUI를 구현하여야 할 지를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3Q. 뭐...네 알겠습니다.

 

(멘탈이 아예 없어지는 느낌을 들었다.)

 

1Q,2Q,3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요?  없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A :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는데, 본인은 이를 대비해서 준비해온 말이 있었다.) 먼저 면접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응시자 분들에 비해 본인의 경력이나 지식이 부족할 지 모르지만, (여기서 면접관 한 분 표정이 많이 안좋으셔서 진짜 눈물이 나올 뻔 했다.)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학우 사이에서도 유명했던 케이쉴드주니어 14기를 지원하여 커리큘렴마다 제 몸을 갈아가며 열심히 노력할 자신이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Q,2Q,3Q : 네 감사합니다. 이제 나가주시면 됩니다.

 

 말하면서 본인 자신의 신체가 하염없이 작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고, 많은 면접을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면접은 떨어졌구나 하면서 면접장을 나오게 되었다. 분명 10분 같았던 지필 및 면접 평가는 총 2시간이 지나 오전 11시가 되어 있었고, 본인은 매우 천천히 본가로 복귀하게 되었다.

 

 먼저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은, 세상엔 정말 대단한 사람이 많고 도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당장 본인과 함께한 응시자 분들을 보더라도, 저 분이 이 교육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내 상식 선에서는 도대체 무엇일까 할 정도로 완벽하고 대단한 분들도 계셨고, 다른 분야에서 한 주름 잡으셨던 분도 계셨던 것 같다. 분명 본인도 전공자이고 자격 요건을 다 맞추었는데, 괴리감이 느껴지는 너무나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이 압박 면접을 한 번 수행한 뒤로 모든 면접이 압박 면접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거의 반 포기 상태로 3월 17일 오전에도 가디언즈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었고, 오후 3시에 발표된다던 최종 선발은 오후 6시 이전으로 지연되었다. 어짜피 떨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그냥 가디언즈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말도 안됐던 면접 합격

 말도 안되게 합격 문자가 오게 되었고, 한 10분은 벙 쪄 있었던 것 같다. 분명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외의 일이 일어나다 보니 본인의 자존감도 아주 살짝 올라가게 되었다.

 이 후 가디언즈 교육에는 중도 포기 의사를 밝히게 되었고, 케이쉴드주니어 14기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첫 교육이 있었던 어제 이후 오늘까지 실감이 나진 않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회사에 합격한 것도 아니고 교육 하나 합격한 것으로 뭘 그러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본인은 항상 출발이 좋아야 마무리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 시절 마지막으로 느꼈던 망한 면접을 본 학교에 재학한 상황처럼 이번에도 망한 면접을 본 교육에서 합격했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좀 크게 와닿았 던 것 같다.

 

 

이후 계획

 

 이제는 케이쉴드주니어 14기 교육 과정동안의 보안 내용들이 주로 블로그에 올라올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이 4월 20일에 정보처리기사 실기 시험을 앞두고 있어 자주는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지만, 가끔 머리를 식히고 정리를 하러 글을 작성할 것 같다. 글은 주로 보안 지식 관련으로 작성하려고 하고, 하루의 마무리에서 본인이 느끼는 하루와 같은 내용들도 작성해 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새 출발일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느끼기에는 오랜만에 친척 집에 가는 길과 같이 마음 한 부분이 편안하고 감회가 새롭다. 케이쉴드주니어를 잘 마무리하고, 본인의 계획대로 절대 인생이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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